2024
소비를 촉진하는 일을 본업으로 삼고 있는 우리에게, 현대의 물질문명은 (아이러니하게도) 치가 떨릴 정도로 지겹습니다. 날이 갈수록 지독하게 빨라지는 시대의 급류에 휩쓸려 어찌저찌 좇아는 가지만 언젠간 이 지독한 굴레를 탈출하고 싶은 마음만 더욱더 커질 뿐입니다.
살아 생전에 유명세 따위에는 관심도 없습니다. 스트릭랜드처럼 조용히 살다가 죽은 뒤에 유명해지는 것이 어쩌면 더 현명한 방법일지도 모릅니다. 물론 그런 것 역시 관심은 없습니다. 〈엔트런스4〉는 어떻게 가동해도 간간히 월세 정도는 낼 수 있을까, 고민하는 비상업적인 공간입니다. 누구보다 마케팅에 능통한 우리가 이곳에 이런 말도 안되는 공간을 만든 이유는 순전히 ‘하고 싶어서’입니다. 그리고 언젠가 우리는 현대의 모든 것을 뒤로하고 타히티의 숲 속으로 사라질 것입니다.